초반부터 에미상과 시청률에서 월등한 우세를 보였던 모던패밀리는 덕분에 한국에서도 사랑받는 시트콤이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어떤 경로든지간에 보고 있고 뷰어수도 엄청나게 높다는 것은 모던패밀리가 아주 인기있다는 반증인 셈이다.
모던패밀리는 모큐멘터리로 캐릭터들이 인터뷰하는 식으로 이야기를 진행해나가는데, 이는 오피스의 형식을 베낀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꾸준히 작품성을 높게 평가받은 이유는 다름 아니라 스토리를 풀어나감에 있어서 캐릭터 간의 갈등과 화해를 보다 재치있게 풀어나간 것에 있는 것 아닌가 싶다. 각 캐릭터를 아주 잘 그려내면서 나도 매주 나올 때마다 즐겨볼 수 있었다.
하지만 더 미들을 보고나서부터는 모던패밀리가 좀 어색하고 덜 재밌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내가 서민이라서 그런지 서민 가족을 그린 더 미들이 더 가깝게 느껴지고 툭하면 여행가고 호텔이나 고급 레스토랑에서 투닥대는 모던패밀리는 멀게 느껴지면서 부터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시즌이 갈수록 점점 캐릭터들의 독특한 색깔이 없어지고 있고(필은 제외) 이야기도 소재고갈인지 반복적인 내용을 보여주면서 모던패밀리가 방영하면 즉각 보던 것이 이제는 주말에 시간나면 보는 정도로 바꼈다. 미첼과 캠은 전혀 결혼한 사이, 사랑하는 사이로 보이지 않고 그냥 친구 둘이서 아이를 키우는 걸로만 보이고 글로리아는 처음에는 특유의 콜롬비아 스타일 영어로 웃게 만들었지만 이제는 너무 과한 리액션 때문에 억지로 웃기기 위해서 그러는 것 같이 보인다. 내 이런 생각이 다른 사람과 비슷한지 미국 본토에서도 시청률이 갈수록 떨어지고 평소 세배 가까이 차이났던 더 미들과의 시청률도 이제는 0.5%차로 줄어들었다. 이제는 좀 떠나보내야 할 때도 되지 않았나 싶다.
반면 더 미들은 캐릭터들이 성장하는 것이 눈에 띈다. 캐릭터들 중에서도 아이들이 쑥쑥 커가면서 발전되는 모습이 보여지고 가끔씩 어이없는 장면도 있지만 실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족간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점에서도 더 미들은 확실히 독보적이다. 그 때문인지 8년이 되어도 시청률은 거의 동시간대 1위와 2위를 번갈아 차지하고 있을 만큼 충성도 높은 팬들이 많다.
그리고 영어공부하는 데 있어서도 모던패밀리 보다는 더 미들이 하기가 좋더라. 모던패밀리는 우물우물 거리는 매니, 필의 발성을 듣기가 불편하고 표현도 너무 미국식 유머로 받아치니 즉각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은데 더 미들은 생활 미드라고 할 만큼 생활속에서 필요한 구문들이 아주 많이 나온다. 그래서 좀 더 오래해줬으면 좋겠는데 이번 시즌9가 마지막이라니...아쉽지 않을 수가 없다.
아무튼 미국시트콤을 보는 사람들에게, 모던 패밀리를 보던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말을 이렇게 길게 썼는데 이건 모던패밀리를 깎아내리는 게 아니라 더 미들이 모던패밀리만큼 재밌는 시트콤이고 영어공부하기 좋은 시트콤이라는 걸 알리고 싶어서 글을 적어본다. 혹시나 이 글을 보는 사람들은 더 미들을 한번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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